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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성인 예방접종

by 울산교차로 2022. 11. 29.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지만 코로나19의 공격에 이만큼 버틴 것은 백신 덕분이다.

답이 없을 것 같았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반전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 백신이라는 사실은 이제 지구촌 상식이 되었다.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만큼 매년 챙겨야 하는 예방접종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신은 영유아 필수접종과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독감 백신 정도로만 인식됐다.

코로나19로 백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성인기에 필요한 백신도 11종류나 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곤 한다.

내년부터는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이 추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아예방접종은 의무사항이어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분류돼 무료로 시행되며 일정도 관련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성인 예방접종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또 다른 장애물은 비용적인 부담이다.

노인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이외에는 전액 본인 부담이다.

 

 

성인 예방접종이 필요한 경우

 

성인에게 예방접종이 필요한 경우를 살펴보자. 홍역처럼 영유아기에 접종 스케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인기에 문제가 되는 질환이나 제대로 접종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면역성이 점차 떨어지는 파상풍, 백일해 등에 대비해야 한다.

 

갑작스런 감염병 유행에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성인 예방접종 항목에 없던 돌발 상황이다. 이전엔 국내에서 최근까지도 문제가 되었던 A형간염이 대표적인 유행 사례였다. 위생 환경이 많이 좋아져

과거의 유소아기 감염이 없어졌으나 면역을 획득하지 못한 20~30대 성인기에 폭발적으로 발생했다.

 

고령화와 함께 각종 만성질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접종 필요성이 높아진 백신도 있다. 폐렴구균, 대상포진 백신이 대표적인데,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은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고 높은 치명률에 대비해야 한다. 성인예방접종표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말라리아, 황열 등 풍토병 예방을 위해 해외여행 전에 접종해야 하는 백신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꼭 알아두어야 하는 백신별 특징

 

A형간염 백신이 국내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로, 그 이전 출생자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대한감염학회는 20대 성인에 대해 A형간염 백신을 일괄적으로 접종하고 30~40대 성인은 항체검사 후 항체음성자에게

선별 접종을 권고한 바 있다.

40대 이상에서는 어릴 적 비위생적 환경에서 자란 것이 오히려 자동면역을 획득하는 데 유리했다는 견해가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항체보유율이 90%에 육박하므로 이 연령대의 항체검사 및 접종은 만성간질환자나 의료진,

요식업 종사자, 동성애 남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권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50대 이후에서는 굳이 검사나 접종을 적극 권할 이유는 없다.

 

B형간염 백신은 영유아 기본접종에 포함되므로 성인에서는 면역의 증거가 없는 경우 접종을 권장한다.

표면항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면역이 있는 것으로 본다. 항체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달라진 경우에는 기억면역이 존재하므로 재접종 대상은 아니다. 문제는 백신 무반응자인데 3회 백신 접종을 마쳤음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다. 이 경우 1회 접종(4)을 더 하고 1개월 후 항체검사를 해보고 그때도 음성이면 2회 추가 접종을 완료한다(5, 6).

이렇게 총 6회 접종 후에도 적절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으면 완전 무반응자로 간주하고 더는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목적으로 허가된 백신이다.

기본접종은 성경험이 시작되기 이전인 11~12세가 적기이고 25~26세 이하 여성에게 권장된다.

27세 이상 여성이라도 성생활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HPV 노출 기회가 적은 경우는 백신을 접종하면 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세포진검사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폐렴구균 백신은 만 65세 이상 성인과 면역저하자에게 권장된다. 13가와 23가 백신, 두 종류가 있으며 되도록 두 종류 모두 맞는 것이 좋다. 아직은 65세 이상자에 한해서 23가 백신만 무료접종이 가능하므로 13가 백신 추가접종 여부는 지역의원에서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가을철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시기에 동시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상포진 백신50세 이상 성인에서 1회 접종을 권장하며 추가접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의 재발률은 5% 이내로 높지 않다. 그래도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이유는 환자가 진술하는 대상포진병력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접종을 하면 세포매개면역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이 발병한 사람에게는 적어도 1년 이후에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한다.

 

파상풍은 백신 접종에 의해서만 면역을 획득할 수 있고 성인이 되어서도 10년마다 추가접종이 이루어져야 면역을 유지할 수 있는 대표적 감염병이다. 과거와 같이 녹슨 가위로 탯줄을 자르거나 못에 찔리는 사고는 흔하지 않지만, 부지불식간 발생하는 작은 상처로도 유발될 수 있다.

최근 주말농장, 등산 등 여가 활동을 즐기는 성인이 많으므로 꼭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접종해야 하는 백신이다.

군대에서는 2000년 이후 모든 군 입소 장병에게 tetanus toxoid(TT)를 접종하고 있어 최근 10년 이내에 제대한 남자는

군 입대기간을 중심으로 추가접종 시기를 정하면 된다.

 

최근 들어 성인이 가족 내 영유아 백일해 발생의 감염원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향후 백일해의 돌발 유행 가능성,

성인에서 영유아로의 전파 차단 필요성 등을 염두에 두고 성인에서 백일해 백신 추가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주치의제도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기에 스스로 챙겨야 한다. 주치의제도가 잘 발달된 영연방 국가에서는 전 국민에게 주치의가 배정되어 있고 이들이 치료적 의료뿐 아니라 백신 접종과 같은 예방 업무를 잘 관리해준다.

질병에 걸린 이후 들어가는 치료비보다는 예방에 돈을 쓰는 것이 훨씬 비용효과적이라는 의료경제학적 상식을 우리도

기억해야 한다. 주로 방문하는 가정의학과나 내과가 있다면 연령대에 맞게 필요한 백신을 알려달라고 하면 잊지 않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글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10월호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울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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