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만 되면 반복되는 생각들이 있는데요. 올해 여름은 유독 더 길고 덥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사람의 욕심으로 점철된 기후변화로 인해 더 힘들어지는 건 결국 사람인데
우리는 또 더위를 견디기 위해 여러 가전제품을 의지하고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옛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지금보다 덜 더웠을까,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는데요.
선풍기나 에어컨이 존재하지 않던 아주 먼 예전으로 돌아가 보는 겁니다.
먼저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지친 몸과 마음을 보신해주는 삼계탕을 예전에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복날은 서늘한 기운이 뜨거운 기운에 엎드려있는 흉일이었다고 하는데요.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대신,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뜨거운 삼계탕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열치열’에 딱 맞는 음식이었던 것이죠.
초복, 중복, 말복에 비위 기능을 건강하게 만들어 놓으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 감기에 걸리지 않고
가을을 잘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은 궁중의 왕이 먹고 마시는 것에도 아주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왕이 더위를 잘 내리기 위해 마셨던 음료들은 내의원에서 귀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것들이었는데요.
오매, 사인, 초과, 백단향 등을 가루어 만들어 꿀에 버무려 끓였다가 식힌 것을
냉수에 타먹었던 제호탕은 궁중의 대표적인 청량음료였다고 합니다.
‘생맥산’은 동의보감에는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좁쌀을 갈아서 물에 녹인 물(장수)를 여름철 더위를 날 때 제격인 여름 음료였습니다.
그 외에도 갈증해소에 그만이었던 화채와 수정과, 식혜를 포함한 여름음료가 200여 가지나 되었고,
그중에 한약재를 이용한 음료는 온조탕, 봉수탕 등 24가지 정도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흔하게는 물처럼 칡뿌리나 오미자 등을 다려 마셨고요.
그러나 이렇게 귀한 음식과 음료는 왕의 몫이었고
일반 백성들은 정말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먹었습니다.
단오에 쑥을 뜯어 두었다가 먹거나 익모초로 즙을 내어 마셨는데, 원기를 왕성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흔히 단오에 선조들이 즐겨하던 것들이 더위를 잘 맞이하고 보내기 위한 풍습이었던 것이죠.
수명을 늘려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고 믿었던 청포에 머리감기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6월에 보리를 수확하기까지 견디는 것을 ‘보릿고개’라 불렀는데요.
보리를 수확하면, 이제 백성들의 밥상에는 꾹꾹 눌러 담은 보리밥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겨울에 자란 보리는 그 성질이 찬 음식인데,
보리밥을 먹어야 몸에 열이 내리고 장을 튼튼하게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리밥은 임금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이 음식과 잘 어울리는 건 단연 쌈이었는데요.
상추에 보리밥을 가득 올리고 강된장이나 생선조림을 올려 먹으면 최상의 음식 궁합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를 채우면 산책할 기운을 얻기도 할 텐데요.
더위를 피하여 시원한 곳으로 옮긴다는 뜻의 ‘피서’는 옛날에도 존재했습니다.
경복궁 경회루는 왕이 더위를 피했던 대표적인 곳이었는데요.
왕은 도성을 떠나 피서를 갈 수 없으니 궁 안에 물이 있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여러 누각을 만들어
기분에 따라 옮겨 다니며 피서를 즐겼다고 하죠.
그 연못에 술잔을 띄우고 풍류를 즐기며 피서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또한 선비들은 더위를 여러 방법으로 무척이나 즐겼던 것 같습니다.
목물하기, 물맞이 등을 즐겼다고 하는데 흐르는 강물이나 계곡에 발을 담군 ‘탁족’이 가장 대표적인 피서였다고 합니다.
고사탁족도나 노승탁조도 등, 조선 중기 민화로 많이 남겨져 있고요.
시원한 바람과 물이 있는 곳에서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며 더위를 났던 것이죠.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절기를 바탕으로 사계절을 미리 준비하였는데요.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참 부지런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에 담기든 그 몸을 유연하게 그 모양에 맞추는 물처럼,
우리 선조들은 참 수려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어차피 지나가야 할, 더운 여름을 한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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